Market Wizards by Jack D. Schwager (잭 슈웨거) 저 / 임기홍 역
읽게 된 계기
2020년 많은 트레이딩, 주식투자 유투버나 글들을 읽다보면 잭 슈웨거의 시장의 마법사들이라는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이 책은 1989년 출간되어서, 한국에는 2008년 번역출간된 책이다. 약간 시간이 흘러서 현재와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위기 관리 측면에서 흔히 고수라고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손실을 관리하는지에 흥미가 있어서 읽게 되었다.
아래 유투브는 강환국님 채널의 동영상인데, 게스트로 출연하신 원숭이님 과 환국님이 이 책을 읽고 중요하다고 생각한 10가지를 정리한 것에 대해 서로 얘기해보는 영상인데, 나도 이 포스트에서 읽고나서 생각나는 점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책은 무슨 내용이며 어떤 구성인가?
저자인 잭 슈웨거 본인이 트레이딩을 했었는데, 본인은 약간의 돈을 벌기는 했지만 실패한 트레이더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성공한 트레이더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트레이더로써의 성공비결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그 답변을 정리해서 기록한 내용이며, 활동 시장별로 그리고 각 사람별로 인터뷰가 정리되어 있다. 저자 본인이 트레이딩 경험이 있다보니, 질문에도 수준이 있고,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면서 깊이가 있다.
그런데 읽다보면서 “어? 내가 생각한 내용들이 아닌데” 라고 생각한 지점이 저자가 인터뷰하는 사람들은 투자자가 아닌 트레이더라고 강조하는 부분에서 였다. 저자가 생각하는 트레이더는 투기 목적 (가격 차이로 이득을 얻는 행위) 으로 매수 포지션과 매도 포지션을 모두 취하는 사람을 말하며, 투자자는 시장수익율보다 더 나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종목을 발굴하는 것에 더 집중을 하며 보통 매수 포지션만 사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것을 중간 부분인 로저스 아저씨 부분에 읽으면서 깨달았지만 이미 읽은 인터뷰 내용들에서도 배우는 점이 있었기에 계속 읽어나갔다. 아마 나 말고도 증권투자에 입문하는 사람들도 트레이딩(투기)과 투자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선물과 통화시장의 마법사들
- 마이클 마커스 (Michael Marcus)
- 브루스 코브너 (Bruce Kovner)
- 리차드 데니스 (Richard Dennis)
- 터틀 트레이딩의 창시자. 내기에서 이긴 사람
- 폴 튜더 존스 (Paul Tudor Jones)
- 게리 빌펠트 (Gary Bielfeldt)
- 에드 세이코타 (Ed Seykota)
- 자신과 동일한 의사결정으로 하도록 디지털 버전의 자신을 만들고 거래시 시세확인도 안함. 매일 아침에 수치 검토 및 입력이 전부
- 래리 하이트 (Larry Hite)
주식시장의 마법사들
- 마이클 스타인하트 (Michael Steinhardt)
- 윌리엄 오닐 (William O’Neil)
- CANSLIM 필터
- 데이빗 라이언 (David Ryan)
- 마티 슈와츠 (Marty Schwartz)
- 9년동안 펀더멘탈 투자하다가 말아먹고, 기술적 분석으로 틀으니 성공하더라.
다양한 시장에 참여하는 마법사들
- 제임스 B. 로저스 주니어 (James B. Rogers, Jr.)
- 소로소의 퀀텀펀드를 같이 운영. 부사장이었음.
- 기술적 분석은 믿지도 보지도 않는다. 관심도 없다.
- 마크 와인스타인 (Mark Weinstein)
거래소 안의 마법사들
- 브라이언 겔버 (Brian Gelber)
- 톰 볼드윈 (Tom Baldwin)
- 토니 살리바 (Toy Saliba)
매매의 심리학
- 반 K. 타프 박사 (Dr. Van K. Tharp)
하지만 평범한 월급쟁이 개미투자자가 읽기에는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 선물 매매 그리고, 매도 포지션을 활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보니, 생소한 개념이 나오기도 하고 과연 내가 이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다고 해도 내가 할 한국 주식 시장에서 매수 포지션만 취할 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것 같다.
교훈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떤 원칙을 정해놓고 그것을 따르기로 했는데, 이 원칙을 본인에게 맞는 방법이 아니라면 따라하면서도 자꾸 의심을 하게되고, 이는 원칙을 어길 가능성을 늘리고 결국 손해가 발생한다. 손해가 발행하면 더더욱 원칙을 고수하기가 힘들어진다. 이것이 바로 다른 사람들의 투자 원칙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다.
매매(트레이딩)과 투자의 차이.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보통 트레이딩이며 트레이딩의 시간프레임은 몇초, 몇분, 몇일, 수개월정도이다. 하지만 투자는 더 장기간 프레임을 고려한다. 3년에서 5년정도.
선물 시장과 주식 시장의 차이. 선물시장 특히 상품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가격이 형성되므로 그 추세가 꽤 강하고 잘 유지된다. 대부분의 추세추종 전략이라 함은 선물시장에서 적용하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주식 시장은 추세가 나타나더라도 지그재그 형식으로 곧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때문에 선물시장에서 적용되는 추세전략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채권 선물시장도 약간 주식 시장과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그 이유는 어쩌면 기관투자자나 전문투자자 (한국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라고 부른다)가 분할 매수, 분할 매도를 진행하기 때문에 추세가 쉽게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그리고 주식 시장에서 활동하는 마법사는 S&P 선물과 지수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경우는 있어도, S&P 지수만을 가지고 투자하지는 않는 것 같다. 차라리 개별 종목에 투자를 한다.
노력과 재능을 분리해서 말할 수 있는가? 어떤 분야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든 노력의 천재이기도 하다. 매일같이 10시간씩 집중해서 5년, 10년을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재능을 타고난 것이지 않을까?
여기에서 인터뷰한 사람들 대부분은 숙제를 한다고 얘기하는데, 이 숙제라는 것이 본인의 포지션에 대해, 그리고 시장의 변화에 대해 계속 관찰하고 전략을 수립/수정/폐기하는 것들이다. 매매를 진행하면 잘한 점, 잘못한 점을 적고 반추해보며. 현재 포지션에서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는지. 그리고 그 기대와 정 반대의 사건이 일어나면 어떻게 되는지, 아무런 일도 안 생긴다면 어떻게 되는지 등을 미리 예상하고 계획해둔다. 현재 상황에 맞게 감정적으로 혹은 충동적으로 대응하는 경우는 대부분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꾸준히 노력해서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이 모든 프로세스가 돌아서 순간적으로 옳은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경지에 있지 못하다.
그리고 처음에 약 5년 정도는 거의 닥치는대로 시장, 투자 관련 글들을 읽었던 것으로 보인다. 계속 읽고 머릿속에 쌓고 생각을 정리하고 하다보면 어느 순간은 더 적게 읽으면서도 현재 상황을 followup하거나 머릿속으로 생각해보는 경지에 오르게 된다고 한다. (혹은 그런것이 가능한 사람만 이 바닥에 남게되거나…)
여기에 인터뷰한 사람들은 모두 엄청난 돈을 벌었지만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닌 그 뒤에 엄청난 노력이 보이지 않게 가려져 있었음을 알게 된다.
자존심을 버려라. 돈버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에드 세이코타가 말하길 모든 사람이 시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고 얘기하였다. 어떤 사람은 본인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 혹은 게임이 목적이다. 따라서 손실을 보았다고 해서 표면적으로는 분개하지만 그것을 막으려는 노력을 하지는 않는다. 본인이 맞고 시장이 틀렸다면서 시장이 본인이 예상한 방향으로 틀 때 까지 손실을 유지하면서 기다리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 되어야 한다. 돈을 벌려면 일단 잃지 않아야 한다. 엄청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그 가치로 환산해서 생각하지 마라. 트레이딩을 할 때 백만원, 천만원, 1억, 10억 등등 그냥 숫자에 불과한 수치일 뿐이다. 우리의 목적은 전체 계좌가 있으면 그 계좌를 1%, 10%, 100%, 1000%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손실도 몇 퍼센트인지로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만약에 1% 손실이 났는데 그 돈이면 본인이 1년 내내 휴가를 가도 되는 돈인데 하면서 아까워한다면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한 손실 감수를 하지 못하게되고, 단기적인 손실 없이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 것이 더 힘들어진다.
손실과 고통, 그리고 실패는 성장의 일부다. 매매 전략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완벽을 기하다보면 타이밍을 놓치고, 쓸데없는 시간을 날리게 된다.) 약 60~70% 성공을 가지는 전략으로도 시장에 계속 살아남아 영원히 반복할 수 있다면, 그리고 한번 이익을 볼 때 손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면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전략이 실패하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에 손실을 보는 것 또한 전략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
또 본인이 예상한 시나리오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경우 손실이 나는 것을 보면서 시나리오의 재점검이 필요한지 살펴보며 그것을 성장의 디딤돌로 사용할 수도 있다. 예상하고, 틀리고, 거기서 배워서 더 보완된 전략을 만들고 이것을 평생 반복하는 것이다.
이것이 모두 가능한 이유는 위험관리, 자금관리 기법을 통하면 우리는 손실을 제한할 수 있으면서, 이익은 무제한으로 만드는 그런 옵션같은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기고 나서 들어가라 엣지있게 라는 말이 있다. 어떤 행동을 할 때 우위를 가지고 시작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또 51% 이상의 성공확률을 가진 진입, 청산 등을 하라는 소리이기도 하다.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고, 다이나믹하게 계속 변하기 때문에 기회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나에게 유리한 기회가 올 때 들어가지 않고, 아무때나 진입한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망할 것이 뻔하다. 하지만 유리한 기회만 노린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성공할 것이 뻔하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매일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라. 우위에 있지 않다면 포지션을 청산한다.
모순들
시장 상황은 거의 항상 변하고 있고, 그 변화 요소는 큰 것(금리 추세, 주요 산업의 변화)부터 작은 것(단기 정치이슈, 자연재해 등)까지 다양하다. 또 이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은 제각각 상황이 다르다. (자금력, 시장참여의 동기, 목적, 기대수익률, 투자방법, 성향 등)
이렇게 시장과 시장참여자의 조합만 해도 수만가지 경우의 수가 나올 것인데, 여기에 시장의 특성 상 시장 참여자가 시장을 바꿀 수 있다는 점 까지 생각하면 어쩌면 공통적으로 먹힐 수 있는 교훈을 찾아내는 것이 더 모순적인 말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래도 어느 정도 노력을 통한다면 어느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 (확률적으로 더 나에게 유리한지) 판단하는 능력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 모순이 보인다면, 왜 그런 모순이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는 어떤 말이 맞는지를 디테일하게 파악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